백석, '고향' 감상 및 정리

2023. 2. 26. 19:04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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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백석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어누워서
어느 아츰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 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 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감상>

백석의 작품은 읽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냥 일상적인 담담한 말인데 묘한 위로와 감동을 준다. '고향'도 그렇다. 낯선 타향에서 홀로 앓아누웠다가 한 의원을 만나 몇 마디 주고받는 것이 다이지만 고향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된다. 말하는 이는 진맥하는 의원의 손길을 통해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듯한 따뜻함과 애틋함을 느끼며 고향을 떠올린다.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는 고향을 알고 있는 사람만 만나도 반가운데 몸이 아파 서러운 상황이었을 화자는 맥을 짚는 의원과 나눈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의원의 부드럽고 따스한 손길 속에 고향을 떠올리며 큰 위로를 받는다. 
담담한 시구를 읽는 것만으로 미소가 번지는 시이다.
 

<정리>

1. 갈래: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서사적, 회고적 

3. 주제: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

4. 구성

1~2 가 북관에서 병이 들어 의원을 만남.
3~7 신선 같아 보이는 의원이 에게 고향을 물음.
8~12 의원이 아무개 씨와 막역지간이라고 말함.
13~17 의원의 따스한 손길을 통해 고향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느낌.

5. 특징: - 대화 형식의 서사적 구조를 통해 시상을 전개함.

             - 다정다감한 어조로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환기함.

6. 시적화자의 정서

낯선 타향에서 혼자 앓아 누워 있음. 외로움, 힘듦.
의원이 아버지(또는 아버지처럼 섬기는 이)와 절친한 친구임을 알게 됨. 반가움.
의원이 말없이 웃으며 진맥함. 따뜻함, 친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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