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7. 05:16ㆍ소설 감상

<줄거리>
서울에 직장이 있는 ‘그’는 비싼 서울 집값 때문에 외곽인 부천 원미동에 처음으로 자신의 집 연립 주택을 사서 이사 오지만, 날림 공사로 인한 하자가 자주 발생한다.
어느 날 목욕탕 배수관이 터져 아랫집 천장으로 물이 새자 아랫집에서 쫓아 올라온다. ‘그’는 지물포 주인의 소개로 임 씨에게 수리를 맡긴다. 임 씨는 원래 연탄장수로, 연탄이 팔리지 않는 여름에만 이런 공사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는 임 씨에게 목욕탕 공사를 맡긴 것을 후회한다.
목욕탕을 뜯어 보니 수리가 처음 계산했던 것보다 간단하다는 말에 그와 그의 아내는 미리 받아 놓은 견적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임 씨를 사기꾼으로 오해한다. ‘그’의 아내는 안방으로 비가 새는 옥상 방수 공사를 추가로 부탁한다.
임씨는 날이 어두워지도록 성실하고 꼼꼼하게 방수 공사를 한다. 그와 아내는 자신이 주무르고 있는 일감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 날렵 하게 움직이고 있는 임 씨를 보며, 임 씨가 견적대로의 돈을 다 받기가 민망하여 일부러 지어내 보이는 열정이라고 여겼었지만 수리를 끝낸 임 씨는 처음 견적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청구하며 옥상 공사의 노임은 서비스라고 한다. '그'는 임 씨의 수고에 비해 너무 적은 돈을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으로 임 씨를 배웅하러 나가는데 그는 맥주를 한 잔 하자고 한다. 형제 수퍼에서 맥주를 마시며 임 씨는 술자리에서 비 오는 날이면 떼인 돈을 받으러 가리봉동에 가는 사연을 말한다. 스웨터 공장을 하던 사장에게 일 년치의 연탄을 대줬는데 사장이 야반도주를 해서 그는 돈을 떼이고 말았다. 가리봉동에 더 크게 공장을 차렸다는 소문을 듣고 연탄값을 받으러 갔지만 사장은 자기의 상황과 처지를 과장하며 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씨네는 여섯 식구가 반지하에 월세로 살고 있고 아내도 벽돌 공장을 나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달걀후라이 하나 마음 놓고 해주지 못하고 곰국 한 번 끓여주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평일에는 노가다 일을 해야하고 노가다 일을 할 수 없는 비가 오는 날은 가리봉동에 돈을 받으러 간다는 임 씨의 사연을 형제슈퍼의 김 씨는 “해 뜨는 날은 돈 벌어서 좋고, 비 오는 날은 돈 받아서 좋고, 조오타!”로 장단을 맞춘다.
<작품 정리>
갈래 : 연작 소설, 세태 소설
성격 : 사실적, 현실 비판적
배경 : 시간적-1980년대, 공간적-서울 주변 소도시의 한 동네(부천 원미동)
주제 : 소시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갈등과 화해
특징 : ① 등장인물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사건을 전개함.
② 등장인물인 ‘그’의 생각을 직접 제시하여 공감을 유도함.
③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소시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림.
④ 비속어와 방언 등 구어적 표현을 통해 현장감을 높임.
< 등장인물의 성격>
성격 | |
‘그’ | 소심하지만 부끄러움을 아는 이성적 인물. 임 씨의 입장을 고려하여 그와 동갑이라고 속임 -> 사려 깊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인물 |
아내 | 인색할 정도로 알뜰한 주부. 임 씨를 의심하며 견적서보다 적은 공사비를 지급하려함 -> 계산적이며 금전적 문제에 민감한 현실적 인물 |
임 씨 | 전형적인 도시 빈민 노동자. 옥상 공사를 꼼꼼히 수행하고 견적서보다 적은 공사비를 청구함->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인물 |
스웨터 공장 사장 | 경제적인 부를 누리면서도 연탄값을 지불하지 않음->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인물 |
< ‘그’의 심리 변화>
임 씨가 옥상을 공사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 견적서대로 공사비를 받기 위해 일부러 열심히 일하는 척하는 것은 아닌지, 공사비를 부풀려 받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경계함. | 의심과 갈등 | |||
| |||||
임 씨가 수리비를 수정하여 내놓았을 때 | 임 씨의 순박하고 정직한 모습에 놀라며 그를 의심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반성함. | ||||
화해와 공존 | |||||
| |||||
슈퍼에서 임 씨의 사연을 들었을 때 | 임 씨의 슬픔에 공감하며 그에게 연민을 느낌. | ||||
<공간적 배경의 의미>
원미동 | 가리봉동 | |
• 도시의 변두리에 위치 •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서울에 편입되지 못한 소시민들이 밀려와 살던 곳 • 임 씨의 삶의 터전 |
+ | • 도심에 위치한 공장 밀집 지역 • 공장 주인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곳 • 공장 노동자들의 생활 공간 |
| ||
• 가난한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공간 • 부조리와 모순에 가득 찬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대변하는 공간 |
< ‘원미동’의 의미>
‘원미동’은 ‘멀고 아름다운 동네’라는 의미로, 1980년대 생활상을 보여 주는 상징적·보편적인 공간이다. 이때 ‘멀고 아름다운 동네’라는 것은 경제적인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 찬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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